본문 바로가기

마을 기업 설립 & 운영 가이드

소규모 지역에서 마을기업 운영이 성공하는 7가지 조건

소규모 지역에서 마을기업 운영이 성공하는 7가지 조건

마을 자원의 ‘차별성’이 곧 생존 전략이다

소규모 지역에서 마을기업이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조건은 **‘지역 자원의 차별성’**이다. 같은 유형의 사업을 하더라도, 그 마을에만 있는 자원, 그 마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외부 소비자가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대도시에서는 브랜드 파워, 마케팅 전략, SNS 홍보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면,
소규모 지역은 ‘왜 이 마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곧 브랜드가 된다. 예를 들어 강원도 평창의 한 마을은 도로가 급경사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활용한 산악자전거 체험 상품을 개발하고, 주말마다 서울에서 예약 고객을 유치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전라남도 고흥의 작은 어촌에서는 폐어망과 해초 폐기물을 재활용해 수공예품을 만드는 마을기업이 운영 중인데, 이 제품은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이라는 공익성과, 수공예품이라는 정성스러움이 결합돼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인기다. 이처럼 지역 자원의 단점을 기회로 바꾸는 시도는 외부에서는 절대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경쟁력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대단한 문화재나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마을일수록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정체성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오래된 골목길, 노인들이 모여 담소 나누는 마을 회관, 마을 어귀에 있는 100년 된 느티나무, 방치된 폐교, 버려진 간이역… 이 모든 것들이 스토리텔링 자원이자 콘텐츠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자원을 어떻게 해석하고, 외부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가’이다. 스토리 없는 사업은 팔리지 않고, 스토리 없는 마을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특히 2025년부터는 행정안전부가 ‘지역 특화형 마을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평가 기준을 도입하면서, 자원 기반 스토리텔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따라서 마을기업을 기획할 때는 사업 아이템보다 먼저, “우리 마을에서만 가능한 게 뭘까?”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민 주도형 운영의 핵심은 ‘사람’이다

마을기업의 핵심 자산은 자금도 아니고, 시설도 아니다. 바로 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 간의 신뢰다. 소규모 지역에서는 특히 한 사람의 역할이 전체 운영의 30~40%를 차지할 만큼 개인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운영 구성원의 책임감, 역량, 협력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현장의 사례를 보면, 처음에는 5명 이상이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지만, 1년 안에 대표 혼자 모든 업무를 도맡게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회의 참석률 저조, 갈등 발생, 업무 미이행, 이익 배분 갈등 등 사소한 문제들이 지속되면 결국 운영이 무너진다. 이는 단순히 '사람을 잘못 뽑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운영 시스템과 책임 구조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다음 세 가지다.

 

1.명확한 역할 분담
마을기업은 기업이다. 운영, 회계, 상품 제작, 고객 응대, 재고 관리 등 모든 업무를 구체적으로 나누고, 명시적으로 책임자를 정해놓아야 한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정해지지 않으면 모든 업무가 대표에게 집중되고, 결국 피로 누적 → 갈등 → 해체로 이어진다.

 

2.책임 공유 시스템
사람이 모여서 함께 일하면 언제든 실수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때 “누구 책임이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함께 해결할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SNS 광고 문구 실수로 고객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담당자 탓만 하기보다는 전체 회의에서 사후 대응 방법,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3.기본 역량 강화
SNS 계정 관리, 계산기 사용, 엑셀 입력, 전표 정리, 고객 응대 멘트 작성 등 아주 기본적인 실무 역량을 모든 구성원이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이 작업이 힘들어도 반드시 초기에 해야, 대표 1인이 소진되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3년 이상 꾸준히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기준으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단기 이익보다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 실력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마을기업은 결국 사람이 오래 남는 시스템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작게 시작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라

마을기업의 많은 실패 사례를 보면, 초기 목표가 너무 크고 비현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첫 해에 1억 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직원 5명을 고용하고, 전국 단위 유통망을 구축하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소규모 지역에서는 고객 접근성, 물류, 마케팅, 인프라, 숙련도 등 모든 조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업은 작게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키워나가는 전략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실제로 성공한 마을기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수요 중심의 마이크로 타깃팅

반찬가게, 이동 빨래방, 마을카페, 지역 관광 체험, 지역 특산물 직판 등 지역민 또는 관내 소규모 유입 고객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 생존률이 높다. 예를 들어, 주민 300명 중 50명만을 대상으로 한 ‘반찬 정기 배달 서비스’는 운영비가 적게 들고, 꾸준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2. 계절성 대응 전략

봄·여름에 집중되는 체험형 관광 마을기업은 겨울철 공예품 제작, 온라인 판매로 연결되는 복합형 사업모델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계절성 수입에만 의존할 경우, 비수기 동안 운영비 부담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3. 반복성과 구독형 수익 구조

정기 배송, 월 단위 체험권, 연회비 기반 이용권, 학교 급식 계약 등 매출이 예측 가능한 반복 수익 구조가 있을수록 운영 안정성과 예산 계획 수립이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금 없이도 최소한의 유지가 가능한 수익 모델을 설정해두는 것이다. 지원금은 임시 추진력일 뿐, 지속 가능성은 자체 매출 기반에서 나온다. 사업 모델을 짤 때는 무조건 화려한 아이템보다 **‘이 마을, 이 사람들, 이 구조에서 실현 가능한가?’**를 반복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 현실성 점검이 마을기업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

신뢰 기반의 운영 시스템과 외부 연계 전략

마을기업은 단순히 1년짜리 공모사업이 아니라, 최소 3년 이상 운영을 전제로 하는 지속 가능성 중심의 조직이다. 따라서 운영의 신뢰성 확보와 외부 자원과의 유기적 연계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1.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

마을기업 운영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부분은 **‘회계 불신’**이다. 누가 얼마를 썼고, 어떤 경로로 지출되었는지를 명확히 공유하지 않으면 의심이 생기고, 구성원 간 신뢰가 붕괴되며 결국 조직이 해체된다. 따라서 시작부터 회계 소프트웨어 도입, 지출 결의서 양식 통일, 월별 회계 공유 회의 등을 운영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2.정기 점검과 리셋 문화

운영회의는 단순 보고가 아니라, 리스크 분석 + 문제 진단 + 전략 수정이 함께 이뤄지는 구조여야 한다. 분기마다 “지금 이 구조가 잘 작동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회의 문화가 정착되면 큰 사고 없이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3.외부 자원 연계 전략

성공하는 마을기업은 혼자 일하지 않는다. 농협과 협약을 맺고 판로를 확보하고, 복지관과 연계해 일자리 창출을 연계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안정적인 공공 계약을 유치한다. 또한 인근 마을기업과 협업하여 재료 공동 구매, 인력 공유, 공동 마케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외부 자원을 끌어오는 능력은 결국 마을기업의 생존 연한을 늘리는 핵심 전략이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지자체 급식 계약, 관광객 연계 프로그램, 온라인 플랫폼 제휴 판매 등이 있다. 이런 연결고리가 많을수록 위기 상황에서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